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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생활/일상

할머니댁에서 먹은 거~

by 노랑돌쩌귀 2023.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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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가족은 할머니댁에 가며 무조건 1,2kg은 기본으로 찌고 온다. 항상 맛있는 음식을 해 먹기 때문이다. 내가 요리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할머니는 치매가 있으셔서 예전과 달리 손맛이 달라지신 바람에 부엌은 내 담당이다. 그래서 나는 평소 집에서 잘해 먹지 않는, 만들기 꽤 난이도가 있는 맛있는 요리 레시피를 찾아서 만들어보곤 한다. 이번엔 할머니댁에 갔을 때도 맛있는 걸 많이 먹어서 음식 일기형식으로 써보려고 한다.
 

 

밥 한공기 뚝딱할 수 있는 등갈비 김치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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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 전에 갔을 땐 첫날 저녁에 너무나도 만들어보고 싶었던 등갈비 김치찜을 해 먹었는데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나랑 아빠 그리고 할머니까지 계속 감탄을 하면 싹 비웠다. 1시간 끓이고 바로 먹는 것보단 불을 끄고 뚜껑을 닫은 채로 10분 정도 뜸을 들인 다음 먹으면 살이 쏙쏙 아주 잘 빠진다.
 
 
 
 


 
 
 
 
 

 저녁을 아주 맛있게 먹고 나서 드러눕고 폰을 보면서 쉬다가 배터리가 얼마 없길래 충전을 하려고 보니까 그제야 집에서 충전기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할머니는 폴더폰이라 C타입이 아니라서 그냥 포기하고 다음 날에 사러 가야 하나 하다가 편의점에도 충전기가 판다는 게 생각나서 9시가 넘는 시간에 아빠 차를 타고 편의점에서 충전기를 샀다. 보성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사용했는데 충전기만 사긴 뭐해서 어렸을 땐 비싼 과자였지만 지금도 그런 초코비 과자도 같이 샀다. 이렇게 기쁜 마음으로 다시 할머니댁에 왔는데 글쎄 서랍에 C타입 충전기가 있는 것이었다......... 상품권을 써서 다행이지만 그래도 바보비용 들었다ㅠ 초코비 저건 맛도 그저 그러고 양도 별로 없는 게 드럽게 비싼 것 같다...
 
 
 
 
 
 
 

 


 
 
 

 그 다음날 저녁에도 아주 맛있는 걸 해 먹었다. 우선 같이 먹은 술로는 아사히 캔 맥주이다. 평범한 맥주 맛 같으면서도 한번 마셔보면 계속 이것만 생각나게 되는 마성의 맛이다.
 
 
 
 
 
 
 
 
 
 

 안주 겸 저녁식사는 바로바로 무!수!분!수육!이다. 우리 가족은 항상 할머니댁 오면 날이 덥든 춥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불을 펴서 삼겹살만 구워 먹었는데 이 날 너무나도 수육이 땡겨서 여러 가지 레시피를 참고해서 물 없이 채소 수분으로만 만드는 무수분 수육을 만들었다. 이 날의 요리도 마찬가지로 완벽했다. 수육이 이렇게나 부드럽고 촉촉할 수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친척들 다 불러서 만들어 드리고 싶을 정도였다. 난 무조건 크게 크게 먹는 걸 좋아해서 고기를 큼지막하게 잘랐었는데 할머니는 입이 작으셔서 먹기 불편해하시는 바람에 다시 가위로 2번씩 잘라드렸다. 
 
 
 
 
 
 
 
 

사실 이거 만들 때 나는 무한도전 식객 편 때 정형돈 님 마음이었다. 우리 할머니가 치매에 고집도 세신 편인데 요리하기 전부터 할머니께 지금 수육 만들고 있어서 절대 뚜껑 열지 말아 달라고 그렇게 말씀드렸는데도 그새 까먹으셔서  내가 다른 방에 간 사이에 수육을 삶고 있는 냄비 열면서 뭐 만드는 거냐고 물어보셨다. 이때 내 마음이 진짜 위에 사진 그 자체였다. 열면 안 된다니까요......라고 말만 하고 화는 삭이기만 했다. 할머니댁 갈 때마다 내가 맛있는 거를 자주 만드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할머니가 내가 미리 꺼내둔 식재료들을 다른 곳에 치워버리셔서 어디두셨냐고 물어보면 모른다고 하시고 미리 만들어둔 양념장 같은 것도 다른 거랑 섞어버리고.. 요리할 때마다 정말 전쟁이다. 전쟁. 
 
 
 
 
 
 


 
 
 

 그리고 수육만 먹긴 좀 심심할 것 같아서 비빔면도 같이 끓였다. 역시나 옳은 선택이었다. 비빔면과 돼지고기의 조합은 환상이다. 항상 말하는 거지만 비빔면 소스 만드신 분은 상 받아야 한다!
 
 
 
 
 
 
 
 
 
 

 그다음 날엔 앵두를 땄다. 할머니 옆 집에 앵두나무 가지가 담장을 넘어 길게 뻗어 자라서 밖에서도 쉽게 딸 수 있게 되어있는데 빨간 앵두가 열릴 때마다 할머니가 항상 따신 다고 한다. 난 여태까지 할머니가 따셨다는 앵두가 할머니댁 뒷마당에서 딴 건 줄 알았는데 좀 충격이었다ㅋㅋㅋㅋㅋ 사실 내가 볼 땐 앵두서리 같아서 남의 집 거 따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니까 옆집 할머니가 따도 된다고 허락하셨다고 괜찮다고 하셨다. 그래서 멀쩡한 것들 위주로 골라서 땄다. 앵두는 안에 씨 때문에 간편하게 먹긴 좀 힘든 편이어서 깨끗이 씻은 후 설탕이랑 으깨서 앵두청을 만들었다. 한 2달 정도 놔두면 달콤 상큼한 앵두청이 된다고 하는데 기대가 된다.
 
 
 
 
 

 


 
 

 그리고 이날엔 집에서 가져온 가래떡으로 가래떡떡볶이를 만들고 쌀국수 컵라면 2봉을 터서 위에 김가루를 올려 마치 내가 만든 것처럼 보이게 했다ㅎㅎ 역시 대기업의 맛은 흠잡을 데 없었지만 내가 만든 떡볶이는 뜨거울 때 간을 해서 그런지 어느 정도 식으니까 좀 짰다. 그래도 떡은 정말 쫄깃하니 맛있었다.
 
 
 




 

 

 

 

이렇게 2주가 지나고 난 종강을 하고 나서 또 할머니댁에 갔다.

 

이 날 저녁에도 또 무수분 수육과 비빔면을 같이 해 먹었다. 같이 먹은 술은 레몬진이다. 근데 이 날 해먹은 수육은 저번에 해 먹었을 때보단 덜 맛있게 느껴져서 역시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자주 해 먹으면 질리는 건가 했는데 생각해 보니 저번에 했을 땐 전지를 사용해 만든 거고 이번에 한건 삼겹살이라 비계가 많아 느끼함이 올라와서 그랬던 거였다. 난 솔직히 고기 종류는 상관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맛의 차이가 확 느껴질 줄은 몰랐다. 역시 뭐든지 직접 경험해 봐야 깨닫는 것 같다.

 

 

 

 

 

 

 

 

 

 

그 다음날 점심은 마트에서 산 검은 콩물에 소면을 넣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콩국수를 해 먹었다. 콩물은 먹기 전에 1시간 정도 냉동실에 넣어두면 살짝 살얼음이 생겨서 더 시원하고 맛있다. 그리고 난 무조건 무슨 일이 있어도 설탕파다. 소금을 넣은 콩국수는 상상도 안된다. 콩국수=설탕이라고 생각한다.

 

 

 

 

 

 

 

 

 

간식으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편의점 아이스크림인 악마빙수를 먹었다. 예전에 편의점에 보이면 맨날 사 먹었는데 어느 순간 보이지 않아서 인터넷으로 시켜야 하나 했는데 다행히 하나로 마트에서 팔고 있길래 오랜만에 먹을 수 있었다. 이 민트와 초콜릿의 진하고 달콤 시원한 맛이 최고다!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은 중에선 탑인 것 같다.

 

 

 

 

 

 

 

 

 

이날 저녁도 저번에 만들어 먹었던 등갈비 김치찜

 

 

 

 

 

 

 

 

 

과 내가 맥주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테라를 같이 마셨다. 저번 등갈비 김치찜에 사용했던 등갈비는 냉동이었는데도 양념이 고기 속까지 아주 잘 배었는데 이번에 만든 등갈비김치찜은 냉장 등갈비를 사용하고 똑같은 시간과 방법으로 조리했는데도 양념이 잘 배어 있지 않았다. 그래도 살은 쏙쏙 아주 잘 빠져서 국물에 듬뿍 적셔가며 먹었지만 다음에 또 만들 땐 고기에 칼집 좀 내고 더 끓인 다음 먹어봐야겠다. 무수분 수육이랑 등갈비 김치찜은 나중에 언니가 본가에 왔을 때 꼭꼭 해 먹일 것이다.

 

 

 

 

 

 

 

 

 

 

밥을 다 먹고 나서 우리 집에 엄청나게 쌓여있는 다시마를 처리할 겸 다시마튀각을 만들었다. 레시피를 검색해 보다가 안건대 겉에 찹쌀가루나 밀가루등을 입히고 튀기는 것을 부각이라고 하고 겉에 아무것도 안 바르고 튀기는 것은 튀각이라고 한다고 한다. 난 다 같은 말인 줄 알았는데 이제야 알게 됐다. 우선 다시마를 물을 적신 행주나 키친타월로 소금기를 닦아 준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고

 

 

 

 

 

 

 

 

 

기름에 튀겨주면 끝이다. 원래 그냥 생으로만 튀겨보려고 했는데 밀가루를 묻힌 다시마도 튀기게 되었다. 그 이유는 나랑 아빠랑 밖에서 열심히 튀기고 있던 와중 난데없이 할머니가 오시더니 뭔 부각을 이렇게 만드냐고 내가 바보인 줄 아냐고 이렇게 만드는 사람 한 번도 본 적 없다면서 큰소리 내시면서 갑자기 물에 밀가루를 개어서 가져오시더니 여기에 다시마를 넣어서 다시 튀기라고 하셨다. 할머니께 저희가 만드는 건 튀각이다라고 말씀드려도 궁시렁대시면서 고집으로 밀어붙이셨다........ 밀가루 반죽이 들어가면 기름이 금방 시꺼메지니까 맨 나중에 튀겼다. 

 

 

 

 

 

 

 

 

 

 

 

 

우리가 만든 다시마튀각은 2번씩 튀겨주고 기름기를 빼 준 다음 설탕을 겉에 뿌려줬다.

 

생각했던 것보다 결과물이 잘 나와서 뿌듯했다. 솔직히 말해서 한 50%은 망하겠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정말 파삭하면서 단짠단짠 한 맛이 최고였다. 정말 술안주가 따로 없었다. 할머니가 밀가루 반죽하신 다시마 부각은 고소한 맛이 좋았다. 할머니 입으로 우리가 만든 다시마튀각을 넣어드리니 눈이 커지시면서 오 이거 맛있네?라고 하셔서 더 기분이 째졌다. 할머니가 지금까지 자신이 해오던 방식이 있어서 정해진 대로가 아닌 다른 걸로 하려고 하면 간섭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이렇게 다른 방법으로 해도 결과가 좋다는 걸 알려드리면 인정은 해주신다. 그걸 다시 까먹으시진 않을까 불안하긴 하다.

 

 

 

 

 

 

 

 

 

 

 

원래는 일요일까지 해서 3박 4일 있다 갈려고 했는데 할머니의 히스테리 때문에 아빠도 더 있다간 스트레스만 더 얻고 갈 것 같다고 여긴 2박 3일만 있는 게 젤 좋은 것 같다고 하셔서 결국 토요일 아침에 빨리 일어나서 집에 가게 됐다. 아빠가 할머니 아들이라지만 할머니가 계속 말 안 들어주시고 고집만 부리실 때마다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으신다. 오죽하면 할머니댁 올 때마다 아빠가 소리를 안 지른 적이 없을 정도였다. 아빠가 먼저 가자고 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빠가 그냥 집에 빨리 가자고 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는데 내가 이날 새벽에 거실에 불을 켜놓고 티비를 보다가 안방에 계시던 할머니가 난데없이 또 나타나서 불 끄라고 전기세 아깝다고 역정을 내셨다. 할머니는 방에 사람이 있던 없던 티비를 항상 켜놓고 다니시는데 말이다........더 무서운건 내가 다시 키려고 할 때마다 절대 못키게 막고 있고 계속 지켜보고 계신다는 거다. 원래 옆에 아빠가 계시면 그냥 불 아까운데 불 좀 끄지~하고 혼잣말하시면서 지나가시는데 아빠는 방에서 주무시고 계시고 거실에 나 혼자 있어서 그냥 바로 행동에 옮기신 거다. 아빠가 눈도 안좋아지는데 끄지 말라고 할머니께 항상 말씀드리시는데도 할머니는 그러신다....... 그래서 난 그냥 티비 보는 걸 포기하고 아빠가 주무시는 방에 가서 자려고 했다. 아빠는 잠이 안 와서 깼다고 라디오에 목포의 눈물을 들으시고 계셔서 아빠랑 이것저것 수다 떨다가 할머니가 또 불 끄라고 하셔서 그냥 왔다고 전해드리니까 아빠의 그동안 쌓였던 화가 터진 건지 아침에 빨리 가게 빨리 일어나라고 하셨다. 난 정말 너무 좋았다ㅠㅠ 벌레 많음, 와이파이 없음, 할머니 히스테리를 솔직히 3일 이상 버티는 건 너무 힘든 일이었다.

집에 빨리 와서 좋았는데 하루라도 더 늦게 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 할머니댁에 가기 전에 마켓컬리에서 불닭볶음면이랑 과자를 시킨 게 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아이스박스 안에 들어있던 아이스팩이 다 터져서 종이로 된 과자 상자가 다 젖어있었다......... 다행히 불닭이라던지 종이상자 안에 들어있는 과자들은 비닐로 한번 더 포장이 되어있어서 내용물은 이상은 없었지만 물에 흠뻑 젖어 너덜너덜해진 쓰레기들을 치우는데 힘들었다. 난 냉장보관할 식품도 없고 불닭 빼면 다 비스킷 과자들 뿐이라 일반 상자에 올 줄 알았는데 뭔 엄청 큰 아이스박스에 들어있어서 더 놀랬다. 배송이 빠른 건 좋지만 포장할 때 신경 좀 더 써줬으면 좋겠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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